【흔들릴 때마다 한잔】 _이정일 저 | 도서출판 이다 1.청년과 노년사이에 중년(中年)이 있다. 고령화 사회, 백세시대를 맞이하며 중년의 나이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 좋아할 일은 아니다. 그 만큼 청년과 노년 사이의 틈새에서 어정쩡한 위치를 취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이 함정이다. 2.중년을 이해해주는 것은 아무래도 중년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중년기의 희로애락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차마 말하지 못했고 어디에도 기대지 못하지만 가장 뜨겁게 박수 받아야 할 이 시대의 중년을 위하여 흔들릴 때마다 한잔” 꼭 술을 마시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술 한 잔 마시고 일시적이나마 기분이 업 되듯 어깨도 좀 펴고, 하늘도 한 번 올려다보고, 목청도 가다듬어 보자는 이야기다. 3.“중년 남성들의 눈물샘이 빗장을 여는 것은 호르몬 탓이 크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남녀 모두 분비되는데,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많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급격히 감소하지만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반대로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폐경기 이후 빠르게 감소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은 그대로다. 그렇게 남성은 여성화, 여성은 남성화된다. 4.송해, 예일대, 영식의 공통점은? “이 시대 최고의 남편감은 송해야.”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주 일요일 아침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는 건강하고 소박하고 한결같은 그의 삶. 예일대는 “‘예’전‘일’을 그대로 한다는 것” 송해 씨는 은퇴하고도 한참 지났을 나이인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영식(零食)은 누가 뭐래도 환영받을 만한 존재감이라는 것. 삼식(三食)은 그야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 마누라에게 간식 달라고 조르는 ‘간나새끼’, 세끼 다 먹으면서 마누라 꽁무니를 종일 따라다니며 간식 달라고 귀찮게 하는 ‘종간나새끼’. 이 주인공들은 모두 중년이다. 5.“영국인 아담 워커는 2014년 4월 오션즈 세븐 첼린지 대회에 참가해 뉴질랜드 쿡 해협을 건너고 있었다. 고래 및 돌고래 보존협회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한창 물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을 때 갑자기 식인상어가 나타났다. 그는 소름이 돋았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그때였다. 한 무리의 돌고래가 홀연히 나타나 워커 옆에서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돌고래 떼에 휩싸인 그를 식인상어는 공격하지 못했다. 이 기적 같은 동행은 그가 해협을 안전하게 건널 때까지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6.2014년,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하고 배타적이며 무책임한지를 서글픔과 분노의 시선으로 보냈다. 몇 발짝만 떼면 구조가 가능했던 아이들을 버려둔 채 ‘몰래, 빠르게’ 빠져나온 몰염치한 승무원들, 서둘러 아이들을 구조해야 한다는 구조원들의 하소연에도 같잖은 전시행정 들먹이며 구조작업을 늦춘 미련하고 오만한 관료들. 초기 대응에 우왕좌왕해서 뭇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독선적인 정부. 2016년은 어떤가? 세월호가 가라앉은 채 수장되어있듯 대한민국은 여전히 물에 잠겨있다. 수십, 수백만의 촛불이 불편한 마음으로 남은 자들의 길을 밝혀줄 뿐이다. 지금 내가 가야할 길을 다듬는 일은 더욱 힘들기에, 나보다 나의 자녀들, 후손들이나마 평안한 길을 갈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합쳐지고 있다. 7.“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설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애틋함이다. 전자가 청춘이라면, 후자는 중년이다.” 하나의 계절이 떠나고 또 다른 계절이 몰려오는 길목에서 청춘은 미래를 떠올리지만 중년은 과거를 회상한다. 새로운 계절을 맞는 청춘은 공연히 들뜨지만 중년은 괜스레 숙연해진다. 나이 듦이란 회상할 과거가 늘어난다는 것. 후회할 거리를 덜 만들려고 애쓰는 것. 회복할 시간이 별로 없기에 더욱 엄숙한 삶을 살아야 할 때. 중년(中年)
중년이라는 이유로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고 말할 수도 없었다. 어딘가에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수 없고 기댈 여유조차 없었다. 이 나이에는 다 그런 거라고 웃어넘기지만 삶은 늘 팍팍하다. 청춘이 아프다고 다들 목소리 높일 때 먹고살기 위해 버텨야 했고, 오늘도 한잔으로 쓰린 날들을 위로한다. 뒤에 머물러 있지만 가장 절실하고, 우직하지만 가장 뜨거운 그들. 흔들리지만 그래도 꿈꿔야 하고 뜨겁게 박수 받아야 할 중년들. 에세이 흔들릴 때마다 한잔 은 그들을 이야기한다.
(프롤로그) 흔들려도 기어이 꿈꿔야 할 중년이기에
(1장) 팍팍하지만 그래도 버텨야 하는
취하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나는 낮잠이라도 누리고 싶다
월화수목금금금을 강요하는 세상
대한민국은 코골이 중
주책없게 이 나이에 눈물이냐고
산타가 절실한 어른들
이게 다 송해 씨 때문이다
자전거 도둑
그날을 위해서라면 단 하루라도 좋다
무릇 저 개도 기적을 행하거늘
이 나이에 군복을 챙겨야 하는 슬픔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이유
착하면 죽는 세상에서 착하게 살아남기
(2장) 흔들릴 때마다 한잔
센 척하지만 그들은 불쌍하다
아픈 것은 너희들만이 아니다
나이 한 살 먹기가 이렇게 힘들다면
대통령의 딸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지만
악몽보다 더한 현실
그러니까 왜 착한 척 하느냐 묻는다면
정말 나는 너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라도 응원해주고 싶다
아들 대신 신고합니다
사는 날까지 감자에 경배하라
으리를 외치는 시대에 우공은 어디
(3장) 웃는다고 웃는 게 아니다
한쿡 조아 싸장 나파
차줌마는 힘들지만 쿡남 코스프레라도
개한테도 밀리는데 저 개가 새끼라도 낳으면
닥동집이면 어떻고 닭똥집이면 어떠랴
신을 믿지 않지만 내게도 신은 있다
분노를 가둬 둘 서랍이 절실할 때
잡스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무능한 세상에 대처하는 법
개 팔자가 상팔자
착한 아빠 되기 참 힘들다
오늘 하루도 음란하십니까
진짜 공포영화는 따로 있다
슬프지만 위대한 유산
배식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
내일을 기대하지만 오늘도 장담 못 하는
(4장) 꼰대와 철부지 틈에서 살아남기
막막하지만 현실이 우리를 존재케 하리니
우리에게 멍 때리기를 허하라
정말로 위대하거나 대단히 뻔뻔하거나
그래도 우리에게 남아야 할 3그램
이 나이에 화장한다고 탓하지 마라
40대, 꼰대와 철부지 틈에서
내 입이 문제로소이다
아무거나 주세요 사장님
그녀들이 볼일 보러 서울 가는 속사정
남성어와 여성어를 아시나요
쪼잔함의 비애
혈액형에도 기대고 싶은 이유
잘생기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니까 뭣이 그리 중허냐고
이처럼 낯설게 살아보기
(에필로그) 우리는 아직 내일을 사랑할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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